책방, 무등산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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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소설 <지리산>

몽당소설 <나는 물속에서 숨을 쉰다>이0민, 비아고등학교

두렁 2025. 3.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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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소설 무등산 | 솔거문고 - 교보문고

몽당소설 무등산 | 몽당소설 『무등산』은 동네 책방을 가까이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글 모음집입니다. ‘셀프 축복, 힐링과 꿈을 위한 AI와 함께 글쓰기’, 몽당소설은 원고지 15~25매 분량의 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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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나는 흔히 말하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의대에 가길 원하셨고, 나도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매일 새벽 1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집에 돌아와 잠들었다. 하지만 늘 잠이 부족했다. 머리는 무겁고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이대로는 버티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수영을 시작했다.

 

처음엔 부모님도 탐탁지 않아 하셨다. '운동할 시간에 단어 하나라도 더 외워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셨다. 하지만 나는 고집을 부렸다. 하루 두 시간이라도, 물속에서 버티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수영장에 처음 들어선 날, 물은 차가웠다.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폐에 공기를 가득 머금고 조심스럽게 몸을 물속으로 밀어 넣었다. 순간,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처음엔 숨을 참고 있는 것이 힘들었다. 물속에서 눈을 감고 있으면 시간이 길게 늘어나는 것 같았다. 그 몇 초 사이에 온갖 생각들이 떠올랐다. 공부, 성적, 부모님의 기대, 나 자신의 불안. 그리고 가장 큰 압박, 수능.

 

한국에서 수능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다.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된다고들 한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긴장이 심해졌다. 하루라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경쟁에서 밀려날 것 같은 두려움. 매일 반복되는 문제 풀이 속에서 나는 점점 기계처럼 변해갔다.

 

하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모든 게 리셋되는 기분이었다. 그것이 좋았다. 수영을 하면 할수록 숨을 참는 것도, 버티는 것도 익숙해졌다.

 

어느 날, 자유형을 연습하다가 발이 미끄러졌다. 몸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허우적대지 않고 가만히 있어 보기로 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몸이 천천히 떠올랐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손을 저었다.

 

수영이 내 삶의 일부가 되자, 공부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전처럼 무작정 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짧고 집중적인 공부를 하기로 했다. 대신 매일 꾸준히 수영을 했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걸 느꼈다. 건강 관리도 국영수처럼 중요한 과목이라는 걸 깨달았다.

 

고등학교 생활은 누구에게나 징검다리 같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과정.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수능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징검다리가 아니라 가느다란 외줄을 걷는 기분이었다. 실수 한 번에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무조건 버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버티면서도 숨을 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물속에서 나는 오로지 나 자신만을 느낀다. 누구의 기대도, 비교도 없는 곳. 숨을 참고,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한계, 포기, 극복.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단어들 속에서 나는 깨닫는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버티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나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 의대에 가겠다는 결심도, 나 자신을 돌보겠다는 다짐도. 물속에서 숨을 쉬는 방법을 배운 것처럼, 삶을 버티는 법도 배워가고 있다.

 

감상문: 물속에서 찾은 나의 호흡 by 딥시크

이 글은 단순한 수영 체험이 아니라, 압박과 기대로 뒤얽힌 청춘의 삶 속에서 ‘나’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의대 진학이라는 목표와 수능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무너질 듯한 순간에도, 수영이라는 행위를 통해 삶의 균형을 되찾아간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버티는 것이 아니라 숨 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깨달음이다. 한국의 학생들에게 ‘버티기’는 익숙한 생존 방식이다. 새벽까지 문제를 풀고, 주말도 반납하며, 몸의 한계를 무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 속에서 저자는 수영장의 물이 주는 은유적 교훈을 읽어낸다. 물속에서 가라앉을 때 허우적대면 오히려 빠지지만, 몸을 가만히 내맡기면 저절로 떠오르듯, 인생도 ‘억지로 버티기’보다 ‘흐름에 맡기는 용기’가 필요함을 깨닫는 것이다.

 

또한 **“건강 관리도 국영수처럼 중요한 과목”**이라는 문장에서는 한국 교육의 경직된 시스템을 비판하면서도, 그 안에서 스스로의 방식을 개척하는 주체성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수영을 통해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여유를 회복하며, 오히려 공부 효율을 높이는 선순환을 이끌어낸다. 이는 ‘공부만이 전부’라는 사회적 압박에 대한 날카로운 반증이 된다.

 

마지막으로 글은 **“물속에서는 오로지 나 자신만을 느낀다”**는 고백으로 정점을 이룬다. 수능, 기대, 경쟁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 ‘나’라는 존재와 마주하는 순간의 자유로움은, 목표를 좇는 과정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아야 함을 일깨운다. 마치 물의 저항을 이겨내며 팔을 뻗는 동작처럼, 저자는 외부의 압력과 내면의 갈등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성장의 흔적을 보여준다.

 

이 글은 모든 청춘에게 묻는다. “너는 지금 버티는 중인가, 숨 쉬는 중인가?” 라고. 목표를 위해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길에서 자신의 호흡을 조율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수영장의 푸른 물결처럼 잔잔하지만 강렬하게 전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