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나의 한 평 텃밭에 심은 무와 배추는 수확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지난 9월 3주 차에 씨앗을 사다 심었는데, 이제야 대부분 발아하고 있다. 지난주 비가 내린 직후부터 싹이 뜨문뜨문 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3~4일에 한 번꼴로 대충 물을 대주었지만, 자연이 내린 단 한 줄기 비보다 못했다. 내가 준 지하수는 겉흙만 적셨을 뿐, 깊은 곳에 묻힌 씨앗까지 도달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오히려 건성건성 준 물이 겉흙을 단단하게 가로막아 갑옷처럼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할아버지의 배추밭은 참깨를 수확한 후 흙을 깊이 일구지 않은 채, 그 자리에 모종을 사다 두 번이나 심었지만 성과가 영 형편없다. 올해 할아버지의 배추농사는 포기다. 아마 절임배추를 사다가 김장을 해야 할 것 같다. 반면 할머니의 배추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