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미리의 마음
2025년 7월 25일 밤, 공원에선 아이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이 없었다.
어둠 속에서 공을 튀기며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안쓰러우면서도 낯익었다.
몇 년 전에도 이랬다. 그땐 농구장 공사 후 가로등이 고장 났었다. 보다 못해 구청에 신고했더니,
다음날 불이 들어왔고 아이들은 그 불빛 아래서 다시 공을 던졌다.
이번엔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지 며칠, 도로 옆 배수로 입구에 웬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신가동 991-4. 우수관 앞을 막은 이물질을 퍼내고 있었다.
땀이 줄줄 흐르는 그들의 등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낯선 풍경이었다.
“내년 장마를 위한 준비입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다.
괜히 마음이 뜨거워졌다. 미리미리 준비하는 그 마음?
그것은 나에게 낯설지 않은 감정이었다.
생각이 머나먼 시절로 흘러갔다.
어릴 적, 마을 앞 당산 소나무가 윙윙 울던 밤이 있었다.
새벽이 되자마자 할아버지는 온 가족에게 명령을 내렸다.
“너는 안산 논으로 가서 개울 물길 막고, 무넘기 파서 물 빼라.”
아직 비도 내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젖어 있었다.
각자 논두렁으로 뛰었고, 돌을 옮기고 흙을 파며 물길을 바꿨다.
그 해, 큰비가 내렸다.
할아버지의 예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하늘 구름을 보고, 바람 소리를 들으며, 개미 떼의 방향을 살폈다.
소 마구간의 냄새가 유난한 날이면 “비 오겠구먼” 하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그는 여든이 넘도록 천수를 누렸다.
나는 이제야 그 이유를 안다.
그는 ‘미리미리’ 사는 사람이었다.
비가 오기 전에 물길을 텄고, 병이 나기 전에 몸을 다스렸다.
겨울이 오기 전에 땔감을 마련했고, 태풍이 오기 전에 지붕을 손봤다.
그는 생존을 일로 삼았다.
그 시절 농사란 미리 씨 뿌리고, 미리 김매고, 미리 거름을 뿌리는 일이었다.
농부에게 ‘예상’은 곧 ‘예언’이었다.
모든 자연은 준비하는 자의 것이었다.
그러니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그 해는 망했다.
벼는 고개를 숙이지 않았고, 논은 금이 갔다.
그런 땅에서 나는 자랐다.
요즘은 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비닐하우스, 난방, 택배.
그래도 마음만은 그때를 닮고 싶다.
열대지방엔 없는 네 계절의 리듬 속에서, 우리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웠다.
저장하고 대비하며, 한 철 한 철을 넘긴다.
그러니까 이 나라도, 이 땅도, 미리미리 사는 나라다.
인생도 그렇다.
젊을 때 뿌린 씨앗이, 늙어 병들었을 때의 그늘이 된다.
요즘은 국가가 노인을 책임진다지만, 나는 여전히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내 노년을, 내가 준비하고 싶다.
산불이 난 곳에 장마가 닥치면, 흙은 떠내려간다.
그건 상식이다.
그러니 지방정부는 더 ‘미리미리’여야 한다.
피해 지역을 데이터로 정리하고,
예상 시나리오를 작성하며,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이번 폭우에서 다행히 신가동, 신창동은 큰 피해가 없었다.
고지대라서일까, 아니면 배수로 관리가 잘 돼서일까.
나는 청소작업을 보며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공원으로 눈길이 갔다.
아직도 그곳은 어둡다.
아이들은 불 꺼진 공원에서 농구를 한다.
그 공은 어둠 속으로 날아가고, 아이는 허공을 향해 손을 뻗는다.
어디쯤일까.
누가 이 아이들에게 빛을 돌려줄까.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신가중학교 앞 어린이공원 가로등, 고쳐주면 좋겠는데…”
미리미리는 기술이 아니다.
마음이다.
타인의 시간을, 이웃의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
그 마음 하나면, 큰 피해도 작은 일로 끝날 수 있다.
가로등이 켜진 밤, 아이들이 다시 웃으며 농구하는 날을 기다린다.
미리미리 살아야 하는 이유는, 결국 서로의 내일을 위한 일이니까.
나는, 대부분의 대형사고는 그동안의 사고원인이 축적된 결과일 뿐이란 생각이다.
🔦 1. 공원 가로등 고장과 야간 안전
- 2025년 7월 25일 밤 9시, 어린이 공원에서 아이들이 가로등 없이 농구 중.
- 7월 중순 폭우 이후 공원 전기 고장 추정.
- 과거에도 가로등 고장 시 신고로 해결된 전례 있음.
- 이번에는 당장 신고하지 않고 경과 지켜보는 중.
💧 2. 배수로 물길 청소 작업
- 7월 중순 집중호우 이후, 7월 25일 신가동 991-4에서 도로 배수로 청소 목격.
- 우수관 입구를 막은 이물질 제거 모습.
- 내년 호우 대비를 위한 사전 점검으로 긍정적 평가?
🌾 3. 과거 자연재해 대비 기억
- 어릴 적 당산 소나무가 울던 날, 가족 모두 물길 확보 작업 동원.
- 할아버지가 날씨와 자연 징후(소나무 소리, 개미 떼, 소 마구간 냄새)를 관찰하여 재해 대비.
- 미리 준비하는 삶의 지혜와 태도 강조.
📆 4. 계절과 대비의 필요성
- 4계절이 뚜렷한 환경에서는 봄~가을 동안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일함.
- 대비와 저축 개념이 뚜렷함.
- 열대지방과 비교하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리미리’ 문화 언급.
🧓 5. 인생과 대비
- 인간의 생로병사도 자연과 같으며, 젊은 시절 대비 필요.
- 본인은 노년을 위한 준비를 현재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서술.
- 국가 복지도 중요하나, 개인적 대비 강조.
🏞 6. 산불과 홍수, 행정의 역할
- 산불 지역은 장마철 홍수 위험 높음 → 상식으로 인식해야 함.
- 지방정부는 피해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사전 점검체계를 갖춰야 함.
- 신가·신창동은 피해가 없어 다행, 고지대와 배수관 관리가 양호하다고 판단.
✅ 제안 사항
- 신가중학교 앞 어린이공원의 야간 조명(가로등) 복구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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