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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의 경고 "언제든 파시스트가 집권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코너별 다시보기]
나는 경상도 출신이다. 오리지널 경상도. 내 고향은 대구와 지리산의 경계 즈음한 산골마을이다. 지금은 전라도 광주, 무등산 자락 아래서 책방을 한다. 말하자면, 나는 이 땅의 가장 거친 혀와 가장 부드러운 심장을 동시에 가진 땅들 사이에서 부유하며 살아간다. 내게 그 둘은 모두 고향이고, 또한 이방인이다.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더라.”
그 말을 들은 건 책방 마당에서였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던 어느 여름날 오후. 나이 칠십이 넘은 손님이 바둑을 두듯 느긋하게 그 말을 꺼냈다. 그는 말했다. 지난 대선도, 지난 지방선거도, 심지어 대통령이 탄핵되었을 때조차 바뀌는 건 없었다고. 사람들이 몇 달 욕하다가 또 찍어준다고.
나는 말없이 웃었다. 그러나 속으로는 속이 끓었다. 아니, 그게 진심인가? 다시, 또다시 같은 손을 들어주겠다고? 그러면서 뭘 바란단 말인가?
경상도의 언어는 짧고 무뚝뚝하다. 인정도 깊지만, 외부에겐 무지와 고집으로 비친다. 나는 그 말들이 이제는 무서웠다. 나도 모르게, 나 역시 그런 무지와 고집의 후계자일까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었다. 그들은 왜, 무엇을 보고 또다시 같은 손을 들어주는가?나는 윤석열 정권 하에서 벌어진 수많은 일들을 떠올렸다. 헌법도, 검찰도, 군도 모두 한 사람의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다. 박근혜 탄핵은 잊혔다. 12.3 계엄령 시도도 잊혔다. 그 모든 사태의 공범자들이 지금도 국회와 청와대를 어슬렁거리고 있다. 그런데도 “다음에는 또…”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 이 땅의 누군가들.
나는 그날, 마치 개구리가 울던 무논 앞에서 섰던 기억이 떠올랐다. 초여름 비가 온 뒤, 무논은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논 가장자리에서 울어대는 개구리들. 그 소리가 마치, 현실을 향한 조롱 같았다. 개굴개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제의 폭우와 오늘의 햇살 사이에서 그들은 단순한 본능에 따라 울고 있었다.
이 땅의 정치도, 사람들의 선택도, 때로는 그 개구리 소리와 닮아 있다. 울음은 요란하지만, 그 울음은 바꾸지 않는다. 말만 요란한 채, 그들은 또다시 같은 물에 발을 담그고 앉아 있다.
나는 경상도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살며 깨달았다. 정치란 결국 삶을 바꾸는 도구라는 것을. 그러나 그 도구는 잘못 쥐면 칼이 되고, 잘 쥐면 길이 된다. 경상도 사람들은 아직도 그 도구를 '우리 편'에게만 맡겨야 한다고 믿는 듯하다. 그러나 그 믿음은 누군가에겐 칼끝이 되어 돌아온다.
나는 고향을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이란 때로 단호한 단절이기도 하다.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라고 말하는 것, 더는 그 길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 그것이 진짜 고향을 위한 사랑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광주에 산다. 이곳에서 나는 묻고 또 묻는다. 과연 다음에는, 정말로 다음에는, 우리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개구리 울음이 요란한 이 여름날, 나는 그 질문을 내 마음 깊숙이 묻는다. 그리고 작게, 아주 작게 대답해 본다.
"나는 이제 안 찍는다. 다시는."
그것이 나의 양심이자, 이 땅의 미래를 위한 작은 결심이다.
“1년 후 또 찍어줄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1년 후 또 찍어줄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1년 후에는 다 찍어줄 거예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한동안 말을 잃었다. 단지 특정 지역이나 특정 인물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말은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가 공동체 전체가 안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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