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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소설 <지리산>

몽당소설 <수박 감별법> by 두렁

두렁 2025. 3. 8. 09:17

 

햇살은 따뜻하지만, 아직은 바람이 좀 차갑다. 매화꽃망울이 앞 다투어 터지고 있다. 푸른 하늘도 높다. 곧 따뜻한 봄바람이 불고 나뭇가지마다 새순이 돋을 것 같다. 이미 한 평 텃밭에는 겨울을 견딘 냉이가 하얀 꽃을 피웠다. 오는 봄에 오이며 고추, 수박도 심어 꽃이 피고 맺힌 열매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볼 심산이다. 수박 겉의 푸른 줄무늬로 봐서는 알 수 없는 속이 꽉 차 가고, 씨가 하나 둘 검은색으로 여물고 있는지 아들 머리에 꿀밤을 한 대 먹이듯이 살펴볼 생각이다.

 

 

 

사실 지난여름에는 수박이 튼실하게 커 가는 것 같아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보니 수박이 땅에 닿은 곳이 골아 속이 터져 있었다. 무성한 푸른 넝쿨에 숨은 수박이 겉과 달리 속은 썩고 있었던 것이다. 겉의 푸른 줄무늬와 달리 속은 설익은 토마토 색을 뛰었고, 오이씨 같아 보이는 수박씨가 촘촘하게 박혔고, 옆구리 터진 껍질 사이로 푸르뎅뎅한 눈물이 흘렀다. ‘, 언제부터 속이 썩었을까?’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산에 있어야 할 내란 우두머리 멧돼지가 철창감방에 갇혔듯이 수박은 겉보기와 달리 속은 푹푹 썩었던 것이다. 겉만 봐서는 속을 가늠할 수 없는 사람 같았다.

 

올해는 속이 멀쩡한 수박을 기어코 겉으로 봐서 알아낼 참이다. 내가 틈틈이 텃밭을 가꾸는 것은 가을 추수가 아니다.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겠지만, 한 겹 껍질 속 수박의 상태를 한 눈에 척 봐서 알아낼 참이다. 대통령이란 작자의 대가리 속은 주술에 취해 내란의 지랄발광을 했다니 누가 알았겠는가. 허우대 맹돌이는 멀쩡해 보였지만, 속은 썩을 대로 썩은 구제불능 잡놈이었던 것이다. 올해는 기필코 사람 속은 몰라도 수박 속은 알아낼 것이다.

 

수박은 호박과 달리 속이 잘 익지 않으면 개돼지도 먹지 않는다. 호박은 배꼽에 핀 꽃이 떨어지면 식탁에 오를 수 있다. 늙은 호박은 죽으로 좋다. 그러나 호박과 한 끝 차이 같아 보이는 수박은 호박과는 영 딴판이다. 속이 익지 않으면 못 먹고, 또 씨가 많아도 그렇다. 수박의 속을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사실 어쩌면 수박이 속이 꽉 차고 잘 익었는지 알아내는 게 한 길 사람 속을 알아내는 것보다 더 어렵다. 나는 사람은 척 보면 대충 안다. 올바른 길을 행해 뚜벅뚜벅 걷는 황소의 걸음을 한 눈에 알아챈다. 그렇다고 그 흔한 도사·법사·무사·목사·검사겉과 속이 다른 수박을 선별하는 감별사는 아니다. 다만 무안 뻘밭 게 같이 틈만 나면 옆으로 기어 구멍에 머리를 처박는 설익은 수박을 고를 수 있다.

 

수박이 익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칼로 반을 잘라 속을 보고 넝쿨에서 따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사람같이 말을 시켜보고 행동을 봐 가며 머리가 꽉 찼고 가슴이 따뜻하다고 볼 수도 없다.

 

딥시크가 알려주는 수박의 속을 알아채는 방법이다.

 

수박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두드렸을 때, 둔탁하고 울리는 소리가 나면 익은 것입니다. 만약 딱딱하거나 맑은 소리가 나면 아직 덜 익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 많은 사람의 경우는 대개 머리가 텅 비었거나, 뭘 감추려 허풍을 떠는 것과 같습니다.

 

수박의 꼭지 부분을 살펴보세요. 꼭지가 마르고 갈색으로 변했으면 익은 것입니다. 꼭지가 초록색이고 싱싱하면 아직 덜 익었을 수 있습니다. 한창 커 가는 꿈이 있습니다.

 

수박의 표면이 단단하고 광택이 나며, 줄무늬가 선명한지 확인하세요. 또한, 크기에 비해 무게가 느껴지면 익은 것입니다. 수분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줄무늬가 좁고 불분명하면 덜 익었거나 속이 상했을 수 있습니다.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수박이 땅에 닿았던 부분이 크림색 또는 노란색으로 변했으면 익은 것입니다. 흰색이나 초록색이면 달콤한 꿈을 꾸고 있어 기다려야 합니다. 햇빛이 보다 잘 들게 밑받침을 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수박이 익었는지 더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수박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길 바랍니다.

 

우리는 가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만납니다. 수박은 겉은 단단하고 초록색이지만, 속은 빨갛고 달콤합니다. 이처럼 겉모습과 내면이 다른 사람을 비유적으로 "수박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따뜻하고 친절한 사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하지만 속이 알찬 사람도 있습니다. 수박은 단순해 보이지만 속에는 많은 영양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해 보이지만 내면이 풍부하고 가치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사람을 만나면 마냥 즐겁습니다. 수박은 여름에 먹으면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줍니다. 이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을 주는 사람을 "수박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사람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수박의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이처럼 겉으로는 강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속은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을 비유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곧 수박의 계절, 선거철이 다가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