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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일기

“도람프와 깜방의 제자들” 약쟁이 모아 조선소 반도체 공장 건설 하란다

두렁 2025. 9. 9. 10:45

세상은 돌고 돈다. 어제는 감옥에 끌려가던 자가 오늘은 스승이 되고, 내일은 제자가 되어 다시 권력을 탐한다. 미국 땅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다르지 않다. 공장 앞에서 손을 벽에 짚은 채 줄 세워진 노동자들의 뒷모습이 신문 사진을 장식한다. 누군가는 “법”이라고 부르고, 또 다른 이는 “정치”라고 부르며, 더 날카로운 눈은 그것을 “노동에 대한 모욕”이라고 부른다.

 

그 와중에 나라의 도람프라는 자가 있다. 그는 늘 “더 많은” 것을 외친다. 더 많은 일자리, 더 많은 돈, 더 많은 약쟁이까지 모아 반도체와 조선소를 세우자고 한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숫자만 있고, 사람의 얼굴은 없다. 사람을 재료로 삼아 산업을 짓겠다는 발상은 결국 돌열이와 다를 바 없다.

 

돌열이, 이름만 들어도 씁쓸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법사 도사들 말대로라면 그는 내란의 주인공이자 감옥의 주인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깜방의 철창 너머에서 도람프 같은 이들이 배우려 한다. 스승을 잘못 두면 길을 잃는다 했는데, 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제자도(弟子道)인가.

 

더 큰 문제는 그 배움이 ‘신’을 방패로 삼는 데 있다는 것이다. 종교는 본래 사람을 살리라고 있는 것인데, 그들은 신을 무기고 방패로 오해한다. 나쁜 정치와 제정일치, 사이비 교리와 권력욕이 맞물려 돌아가는 장면은 역사의 반복이다. 개신교의 이름을 빌려, 그러나 결코 복음적이지 않은 구호를 외치며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그들의 얼굴에는 신앙이 없고 계산만 남아 있다.

 

나는 묻고 싶다. 그런 사이비 정치 종교인이 미국 땅에 들어가면 무엇이 바뀌겠는가? 추방이라도 해서 정화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보다 먼저, 우리 스스로가 경계심을 세워야 한다. 신을 팔아 권력을 사려는 자들을 가려내는 눈, 노동자를 숫자로만 보는 자들에게 맞서는 용기, 그것이 없다면 추방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풍자는 웃음을 동반하지만, 그 웃음 끝은 늘 씁쓸하다. 도람프와 돌열이, 그리고 사이비의 제자들이 벌이는 연극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거울 속에서도 똑같이 반복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