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산책길, 신가동 근린공원의 200여 계단 앞에 섰습니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들어 계단 끝을 바라보니 아득하기만 합니다.
'단숨에 저 위까지 오를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끝은 언제나 마음속에 '지레짐작'이라는 두려움을 먼저 데려옵니다.
지난해 11월, 책방 출근길에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다리가 당겨 시작한 아침 운동이었습니다. 찬바람 매섭던 12월에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목이 따끔거려 몇 번이나 뒤돌아 내려가고 싶었지요. 하지만 3월의 봄기운 덕분일까요, 이제는 단숨에 계단을 오르고도 숨이 차지 않을 만큼 몸과 마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오늘 두 번째 계단을 오를 때는 전략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마지막 끝을 바라보는 대신, 지금 내딛는 첫걸음에만 온 정신을 쏟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평소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소나무 냄새, 귀를 간지럽히는 산새들의 노랫소리…. 대숲 사이 산수유 나뭇가지에는 샛노란 꽃잎이 활짝 피어 있었고, 길마가지나무의 새하얀 꽃잎도 여전히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진달래는 수줍게 꽃봉오리를 맺으며 자기만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더군요. 주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저는 고통 없이 정상에 닿아 있었습니다.
결국은 '태도'의 문제였습니다.
"나는 못 올라가"라고 지레짐작 절망하며 끝만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한 발 한 발 내딛는 과정의 즐거움을 믿으며 오늘에 충실할 것인가. 삶을 대하는 자세가 결국 인생의 결론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끔은 80세 너머의 먼 미래를 휙 둘러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거리감에 압도되어 지금의 걸음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내딛는 이 가벼운 첫발이 결국 나를 저 높은 끝까지 데려다줄 것이라는 '셀프 희망'을 품고 걷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삶을 대해야 할 가장 정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힘들다는 150 계단 지점에서 포기하고 싶던 마음은 이제 매일의 '루틴'으로 바뀌었습니다. 조금 늦게 책방 문을 여는 한이 있더라도 이 아침의 계단 운동을 거르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삶을 마주하는 근육을 키우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책방 문을 열며 다짐해 봅니다. 보이지 않는 끝을 걱정하기보다, 지금 내 앞의 책 한 권과 손님 한 분에게 온 마음을 다하는 '태도'를 잃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오늘의 한 줄]
"끝을 보지 않을 때, 비로소 끝까지 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수험생에게 보내는 편지]
[수험생에게 보내는 편지]
📅 책방의 아침 일기-2026년 3월 13일, 📅 책방의 아침 일기-2026년 3월 13일,: 끝을 보지 않는 발걸음, '태도'에 대하여오늘 아침, 신가동 근린공원의 200여 계단 앞에 섰다. 첫 계단을 밟으며 무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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