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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소설 <지리산>

<상추> 땡초푸드 대표

두렁 2025. 4. 7. 11:03

 

 

 

나는 땡초푸드이라는 작은 김밥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가게는 컴퓨터 수리점 포유컴옆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곳 주인은 취미로 상추를 키웠다.

 

아침마다 문을 열면, 나는 습관처럼 포유컴 앞에 놓인 상추 화분을  바라다 본다. 어제와 달라진 게 없는 듯 보이지만, 어느새 잎이 한 장, 또 한 장 넓어져 있었다.

 

상추는 나무도 아니고, 열매를 맺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푸른 잎을 하늘 향해 펼칠 뿐이었다. 비가 오면 빗방울을 받아 먹고, 볕이 쨍쨍하면 햇살을 가득 안았다. 아무 말 없이도 매일 조금씩 자라는 것이 신기했다.

 

어느 날, 포유컴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상추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왜 상추를 키우시죠?” 내가 물었다.

 

그냥요.” 사장님은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누군가는 꽃을 키우고, 누군가는 나무를 키우죠. 전 그냥상추가 좋더라고요. 보기만 해도 싱그럽잖아요.”

 

 

그날 이후로 나는 상추를 바라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면 창가에 기대어 상추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다. 가끔은 상추에게 말을 걸기도 했다.

 

너도 하루하루 힘들지? 그냥 시들어버리고 싶을 때도 있겠다.”

 

하지만 상추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햇살 아래서 더욱 푸르게 빛났다.

 

어느 날, 폭우가 쏟아졌다. 비바람이 심해져 가게 간판이 덜컹거렸고, 포유컴 앞에 있던 상추 화분이 넘어질 뻔했다. 나는 황급히 뛰어나가 화분을 잡아 세웠다. 상추 잎은 비에 젖어 축 쳐져 있었지만, 그래도 버티고 있었다.

 

다음 날, 날이 개자 상추는 다시 활기를 찾았다. 오히려 전보다 더 싱그러워 보였다.

 

시간이 흘러 겨울이 왔다. 날씨가 추워지자 상추는 점점 시들어 갔다. 어느 날 아침, 화분에는 누렇게 변한 잎만 남아 있었다.

 

역시 식물도 계절을 거스르진 못하는구나.”

 

나는 속으로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포유컴 사장님은 새로운 상추 씨를 뿌리며 말했다.

 

봄이 오면 다시 잘 자랄 거예요.”

 

그 말대로, 봄이 오자 상추는 다시 돋아났다. 작은 새싹이 고개를 내밀더니, 어느덧 푸른 잎을 펼쳤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도 이 상추와 같구나.’

 

실패하고, 시들고, 좌절할 때도 있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을.

 

지금도 나는 아침마다 상추를 본다. 오늘도 조금 더 커진 상추를 보며, 나 역시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의 꿈도 이 상추처럼, 조금씩이라도 매일매일 자라가겠지.

 

 

이 소설은 평범한 소상공인의 일상 속에서 발견한 작은 깨달음을 담았습니다. 상추라는 소재를 통해 삶의 성장과 희망을 은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2> ChatGPT

 

아침마다 나는 상추를 본다.


아니, 정확히는 베란다 한켠의 작은 화분, 그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상추 몇 포기를 본다. 해가 뜰 즈음, 잠이 덜 깬 몸을 이끌고 커튼을 젖히면, 그 푸르름이 나를 먼저 본다. 마치, 오늘 하루는 어떠냐며 웃어주는 것처럼.

 

그 상추는 나무도 아니고, 열매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 생명이다.


묘하게도 그것은 늘 푸르다. 봄날의 나무들처럼 잎을 떨어뜨리지도 않고, 꽃처럼 시들어 고개 숙이지도 않는다. 늘 잎을 펴고, 넓게 숨을 쉰다.

 

어제보다 또 자랐네.”

 

나는 혼잣말을 한다. 매일 아침,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한다. 상추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지만, 잎 하나쯤은 더 커져 있는 것 같았다.

 

그 상추를 심은 건 작년 이맘때였다.

나는 그땐 무너진 사람 같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정든 도시를 떠나 이 작은 고시원 같은 공간에 홀로 들어왔다. 하고 싶은 일은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나를 믿는

사람도, 믿으려는 마음도 없던 시절이었다.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며 버틴 몇 달 사이, 누군가 말했다. “심어봐요. 뭐라도 길러보면 마음이 좀 나아질지도 모르죠.”

나는 웃었다. 기껏해야 상추 따위가 무슨 위로가 되겠느냐고.

하지만 나는 그 상추를 심었고, 물을 줬고, 햇볕을 쬐게 했다.

그렇게 키우다 보니, 이상하게 마음이 따라 움직였다. 상추가 자라듯, 나도 무언가 안에서 자라고 있었다.

 

어느 날이었다.

잎을 들추다 문득 깨달았다. 겉으로는 크고 넓은 잎들이 풍성했지만, 그 아래 숨어 있는 작은 잎들이 더 진한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빛을 많이 받지 못하는 자리인데도, 그 작은 잎들은 누구보다 푸르렀다.

 

나는 그 잎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생각했다.

이것이 희망이구나.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세상 한가운데 내보일 자신이 없어도, 누군가 모르게 속삭이며 살아내는 그 힘.

젊은 날이란 어쩌면 그런 것 아닐까.

 

나는 여전히 방황하고, 때로는 후회하며 산다.

그러나 아침마다 상추를 본다.

그 잎들은 어제보다 더 커 있고, 나는 그 잎들에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존경이라기보다 연대감에 가까운 인사다.

 

상추는 나에게 묻지 않는다.

넌 왜 아직도 제자리냐.

대신 묵묵히 자란다. 어제보다 조금, 그저 조금 더.
그 자라남은 나에게 위로가 된다.
나도 자라고 있는 거라고,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어느 날, 나는 한 줌의 상추를 따서 밥상에 올렸다.
쌈장을 찍어 한 입 먹으며, 나는 웃었다.

이 맛이구나.”

 

그건 단지 채소의 맛이 아니었다.
고된 날을 이겨낸 맛, 혼자의 밤을 지나온 맛,
그리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의 맛이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커버린 상추.
우리의 꿈도 그렇게, 상추처럼.
매일매일, 자란다.

보이지 않아도.
누구도 몰라도.

그 잎 사이, 푸르름은 속삭인다.

 

넌 자라고 있어.”